불이 꺼진 극장, 마지막 장면이 끝나고 화면은 천천히 검게 물든다. 하지만 관객은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다. 자막이 올라가고 음악이 흐르기 시작한다. 그 음악은 이전의 모든 장면을 정리하면서, 동시에 관객의 마음을 한 번 더 뒤흔든다. 장면은 끝났지만 음악은 시작된 것이다. 그래서 어떤 영화는 엔딩 크레딧에서 비로소 완성된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 엘리오가 벽난로 앞에 앉아 있는 장면은 아무 말 없이 감정만으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스피커에서 흐르는 건 'Sufjan Stevens의 Visions of Gideon'. 이 음악은 엘리오의 내면을 대신해 울린다. 관객은 그 음악을 들으며 감정을 정리하고, 받아들이고, 잠시 머문다. 자막이 오르는 동안 이어지는 이 정리는 관객에게 '여운'이라는 형..
007 시리즈의 클래식 테마로 알려진 존 베리(John Barry)는 감성을 자극하는 멜로디와 오케스트레이션으로 영화 음악의 정수를 보여준 작곡가입니다. 그의 대표작과 음악 세계를 조명합니다.존 베리란 누구인가? 존 베리(John Barry Prendergast)는 1933년 영국 요크셔에서 태어난 영화음악 작곡가입니다. 196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약 100편이 넘는 영화에 음악을 제공하였으며, 그중에서도 제임스 본드(007) 시리즈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습니다.007 시리즈의 사운드를 만든 남자많은 사람들이 007 시리즈의 메인 테마를 몬티 노먼(Monty Norman)의 작품이라 알고 있지만, 사실 그 테마를 오늘날 우리가 아는 ‘첩보 액션 음악’의 스타일로 편곡한 사람이 바로 존 베리입..
마디 워터스(Muddy Waters) 는 시카고 블루스를 대표하는 기타리스트이자 보컬리스트입니다. 델타 블루스를 전기 기타로 확장하며 록 음악의 기반을 닦은 그의 음악과 유산을 살펴봅니다.마디 워터스, 블루스의 근대화를 이끈 기타 한 줄의 혁명 마디 워터스(Muddy Waters) 는 블루스를 단순히 ‘미시시피 강가의 노래’로 머물지 않게 만든 인물입니다. 전통적인 델타 블루스를 전기 기타로 증폭시켜, 1950년대 미국 시카고에서 ‘시카고 블루스’라는 새로운 물결을 일으켰습니다. 그의 음악은 단지 블루스 장르 안에 머무르지 않았으며, 훗날 록 음악의 전개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마디 워터스는 누구인가본명: 맥킨리 모건필드(McKinley Morganfield) 출생: 1913년, 미시시피주 롤링..
베시 스미스(Bessie Smith)는 1920~30년대 미국 블루스를 대표하는 여성 보컬리스트입니다. 그녀의 생애와 음악, 사회적 영향력을 정리하고 대표곡을 소개합니다.베시 스미스, 블루스라는 장르의 목소리를 만든 사람베시 스미스(Bessie Smith) 는 미국 블루스 음악의 황금기를 이끈 여성 보컬리스트입니다. 1894년 미국 테네시 주 채터누가에서 태어난 그녀는, 가난과 인종차별 속에서도 당당하고 거침없는 목소리로 시대를 울렸습니다. 그녀는 '블루스의 여제(Empress of the Blues)'로 불리며, 이후 등장하는 수많은 블루스·재즈 보컬에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음악의 특징: 슬픔, 저항, 자존감베시 스미스(Bessie Smith) 의 음악은 단순한 슬픔의 표현을 넘어서, 자기 목소리를 ..
블루스의 하위 장르인 재즈 블루스, 소울 블루스, 블루스 록의 특징과 대표 아티스트를 비교 정리합니다. 감상 포인트까지 함께 안내합니다.블루스는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다른 장르와 자유롭게 섞이며 다양한 스타일로 진화해 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재즈 블루스, 소울 블루스, 블루스 록은 가장 널리 알려진 하위 장르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세 가지 스타일의 특징과 대표적인 아티스트, 감상 포인트를 비교해봅니다. 어떤 스타일이 나에게 맞는지 확인해보는 재미도 함께 느껴보시기 바랍니다.1. 재즈 블루스 (Jazz Blues) - 자유롭고 지적인 감성의 블루스재즈 블루스는 이름 그대로 블루스의 감정과 재즈의 즉흥성과 화성이 결합된 스타일입니다. 일반적인 블루스보다 코드가 복잡하며, 연주자 간의 즉흥적인 주고..
블루스는 Z세대와 함께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킹피쉬, 마커스 킹, 사만다 피시 등 현대 블루스 아티스트와 블루스의 새로운 흐름을 소개합니다. 블루스는 한때 ‘옛날 음악’으로 치부되기도 했습니다. 낡은 기타, 느린 템포, 흑백 영상 속 거친 목소리. 하지만 블루스는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세대, 특히 Z세대에게 다시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오늘날 블루스를 대표하는 젊은 아티스트들과, Z세대가 블루스에 끌리는 이유, 그리고 블루스가 향후 어떻게 진화할 수 있을지를 살펴봅니다. 새로운 세대의 블루스 아티스트들크리스 스톤 잉글리시 킹피쉬 (Christone "Kingfish" Ingram)킹피쉬는 1999년생 블루스 기타리스트입니다. 미시시피 출신으로, 전통 블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