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랜드 같은 영화|음악의 힘을 믿게 되는 순간

영화 라라랜드 속 음악은 감정의 언어가 되어 관객의 마음 깊은 곳을 울리죠. 장면과 멜로디가 만들어낸 마법, 그 음악의 힘을 담은 감성 에세이입니다.

Here’s to the ones who dream. Foolish as they may seem…”

꿈꾸는 이들에게 건배! 아무리 어리석어 보일지라도…

어느 순간부터 영화를 보면 나는 스토리보다 음악을 먼저 듣게 되었다. 장면은 잊어도 멜로디는 남는다. 그리고 그 멜로디는 오래도록 마음속에서 다시 재생된다. 라라랜드를 처음 보았을 때도 그랬다. 도입부의 경쾌한 ‘Another Day of Sun’이 고속도로 위를 춤추게 만들었고, City of Stars’는 두 배우의 눈빛 위로 조용히 내려앉았다. 그리고 마지막 시퀀스, 상상 속의 환상적인 장면들이 지나가는 와중에 흘러나온 그 음악은 영화를 끝낸 것이 아니라 내 마음 어딘가를 시작시켰다.

 

좋은 영화는 장면만으로도 사람을 울린다. 하지만 영화가 음악을 만났을 때, 감정은 더 확장된다.라라랜드의 음악은 스토리를 덧붙이지 않았다. 대신 이야기를 더 진하게 만든다. 슬픈 장면에서 슬픈 음악을 넣는 건 쉽다. 하지만 라라랜드는 슬픈 장면에 아름다운 음악을 넣는다. 눈물 위에 피아노를 깔고 이별 위에 재즈를 얹는다. 그 결과 그 감정은 슬픔이 아니라, 아름다움이 된다.

 

사람들은 라라랜드를 이야기할 때 다양한 장면을 떠올린다. 가로등 아래에서 춤을 추던 두 사람,그랜드 피아노 앞에서 재즈를 연주하던 남자, 오디션장에서 울음을 꾹 참고 노래하던 여자. 그 장면들마다 하나의 음악이 있다.

 

City of Stars, are you shining just for me? (별의 도시여, 당신은 나만을 위해 빛나고 있나요?)

 

이 짧은 멜로디만 들어도 우리는 그들이 걷던 거리 그들이 바라보던 별빛을 기억한다. 음악은 영화의 기억을 더 오래 남긴다. 그리고 종종 그 멜로디는 우리의 현실을 잠시 멈추게 한다.

 

라라랜드의 진짜 힘은 음악이 꿈을 이야기한다는 데 있다. 이 영화는 결국 꿈을 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누군가는 실패하고 누군가는 다른 길을 택하지만 그래도 그들은 꿈을 꾸었고 그 장면 위엔 언제나 음악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영화를 본 뒤에도 멜로디를 따라 조금은 용기 있게 살아보려 한다. 영화 음악의 진짜 힘은 현실로 번지는 데 있다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가고 조명이 다시 켜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음악을 흥얼거리며 집으로 돌아온다. 영화가 끝났는데도 감정은 끝나지 않았다면 그건 아마도 그 영화 속 음악이 우리 삶에 녹아든 순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음악이 없었다면 그저 슬프기만 했을 장면들이 있다. 음악이 있었기에 더 오래 남은 영화들이 있다. 그리고 그 음악을 들을 때마다 우리는 그 장면을 떠올리며 한 번쯤 마음 깊숙한 곳에서 자신의 꿈을, 사랑을, 삶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라라랜드는 그 모든 걸 피아노와 재즈로 전했다. 이보다 더 강한 메시지가 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