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힙합은 숨기지 않을까? #03] 욕도 예술이 될 수 있을까? | 힙합 가사의 경계 넘기

힙합에서 욕설은 단순한 자극일까, 아니면 하나의 감정 표현일까? 언어의 경계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힙합의 대답을 살펴봅니다.

 

 X이라는 단어가 음악 안에서 울릴 때, 우리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귀를 막을까, 아니면 더 집중해서 들을까? 힙합은 욕을 감정의 언어로 삼는다. 그리고 어떤 이들에게는 이게 불쾌함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이보다 더 진솔한 표현이 없다.

 

욕설이 힙합에 처음 등장한 건, 단지 분노 때문만은 아니었다. 미국 흑인 사회에서 억압받았던 감정, 사회 시스템에 대한 불만, 그리고 거리의 현실을 그대로 표현하기 위한 도구였다. 말 그대로순화할 수 없는 감정들이었다. 무언가를 꾸미기보다는 직설화하고, 그 직설을 통해 해방을 얻는 것이 힙합이었다.

 

국내에서도 비슷하다. 비와이의 곡에서는 신앙이, 릴러말즈나 머쉬베놈의 곡에서는 지역성과 억양이, 그리고 저스디스나 김심야의 곡에서는 인간 내면의 어두운 감정이 욕설이라는 언어를 타고 나온다. 힙합은 단어의 예의보다는 맥락의 진심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렇다고 해서 욕이 무조건이라는 건 아니다. 가사에서의 욕은 문장 속에서 감정을 극대화하는 장치로 쓰일 때, 오히려 예술로 승화된다. 불필요한 욕은 단순히 자극이고, 청자를 밀어내지만, 잘 쓰인 욕은 공감의 진폭을 넓힌다.

 

검열과 사회적 눈초리 속에서도 힙합은 욕을 지운 적이 없다. 왜일까? 힙합은있는 그대로를 말하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의 언어, 감정, 거리, . 힙합은 그 모든 것을 숨기지 않는다.

 

욕이 예술이 될 수 있는가? 힙합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그 질문에, 곡으로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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